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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관찰하고, 공부하고, 투자하라

la_tomate 2021. 10. 11. 21:44

 

마케터의 투자법은 무엇이 다를까? 

이 책은 투자에 대한 개념과 원리를 알려주는 방법론이 아니라 '마케터'라는 직업에서 투자를 바라보는 관점과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작가도 이 책을 '마케터의 공부법'으로 읽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들었다고 한다.

 

일반적인 투자법과 책 속에 나오는 '마케터의 투자법'의 가장 다른 점을 꼽는다면 '투자의 근원'이다. 전자는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에서부터 시작하지만, 후자는 '개인적인 관심과 관찰'을 기반으로 한다. 자신이 현재 관심 있고 좋아하는 취미와 물건에서부터 시작해서 브랜드, 비즈니스 모델, 경쟁사, 시장 가치, 고객 니즈 등을 공부하며 투자하는 방식이다. 관심이 없는 종목에서는 쉽게 투자 기회를 잡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지만, "평소 다양한 기업 및 브랜드 사례를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마케터의 특성"(101p) 을 한껏 살린 투자법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마케터의 투자 경쟁력이 '관찰'에서 온다고 말한다. 일례로 '룰루레몬'에 투자하기까지의 에피소드에서 볼 수 있다. 작가는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힐링을 위해 명상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직접 명상을 해보니 지루하고 잡생각이 많아져 자신은 명상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다른 대안으로 요가를 새롭게 시작했는데, 가만히 명상하는 것보다 몸을 움직이며 생각을 비워내는 것이 더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작가는 요가에 빠졌고, 요가복으로 유명한 '룰루레몬'의 제품을 소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직접 입어보니 운동할 때 외에도 일상복으로 입기 부담스럽지 않은 디자인과 남성복 라인의 경쟁력을 알게 되면서 브랜드의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룰루레몬을 공부한 결과, 여전히 성장할 여지가 많은 것을 알 수 있었고 룰루레몬 주식을 늘리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룰루레몬 주식은 꾸준히 상승세를 그려나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이 외에도 투자할 때 중요한 자세와 마음가짐도 함께 이야기한다. 특히 "개인 투자자에게 부족한 건 자본이지 투자 기회가 아니다. 매일 시장에는 새로운 기업이 상장되고, 새로운 투자 기회가 등장한다. 긴 호흡을 갖고 생각할 여유, 놓친 기회들을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67p) 라는 글을 읽으며, 지금 당장 투자에 뛰어들지 못한 불안감을 내려놓고 자본이 쌓일 동안 천천히 공부하는 자세를 유지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결국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며, 투자에 실패할 때마다 아쉬움에 머무르기보다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이렇듯 책 '마케터의 투자법'은 마케터가 갖고 있는 흥미와 관찰을 적극 활용해 투자까지 연결짓는 다양한 사례와 노하우를 보여준다. '어떻게 매일 이런 인사이트를 쓸 수 있을까?' 늘 존경하는 마음에서 sns를 염탐해오던 김투몽(김석현)작가님이었는데 역시나 큰 자극을 받았다. 이렇게 훌륭한 인사이트를 책으로 나마 배울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 두고두고 공부하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 부터 하나씩 파고들어 공부해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