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거나 먹거나 배우거나 8

기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

기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 인생에 어떤 어려움을 마주할 때면 책을 찾아보는 버릇이 있다. 책에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 깊이 있게 고민한 사람의 성찰이 담겨있으므로, 내가 마주한 어려움을 헤쳐나갈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그렇게 답을 찾다 운명처럼 생각을 깨주는 책을 만나면 마치 병을 낫게 해주는 ‘약’을 복용하는 기분인데, 내게는 이 책이 그랬다. 책을 읽을 당시의 나는 무언가 계속 헛헛한 기분에 사로잡혀있었다. 목표가 있긴 한데 추진력이 생기지는 않았고, 포기하자니 지금의 반복되는 삶이 행복하지 않았다. 나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는 높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동기가 떨어진 느낌이었다. 충족되지 못한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끼니 매일 무언가 허전하고 부족한 기분이 들었다. ‘기대감’이 ..

탈리스커 10년 : 싫어하는 것이 적은 삶

위스키를 제대로 좋아한지는 작년 말부터가 처음인 것 같다. 그 전에는 그저 남들이 좋아한다길래 맛도 잘 모른 채 조금씩 도전하다가 이제는 정말로 내가 좋아서 한 두병씩 사두고 집에서 즐기기 시작했다. 처음 산 위스키는 ‘발베니 12년’이었지만, 위스키가 더 좋아진 계기는 ‘탈리스커 10년’을 마시고 나서다. 오늘은 짧은 위스키 지식으로 탈리스커를 예찬해보기로. 나는 어릴 적에 편식이 꽤 있었다. (지금도 마냥 잘 먹는다고는 못하겠다) 기본적으로 한국인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매운 걸 잘 못 먹고, 바다 내음이나 비린내가 강한 음식은 쥐약이었다. 굴은 여전히 입에 대기도 어려워하며, 그나마 회는 육회부터 시작해서 생선회를 먹기 시작한 게 아직 5년이 채 안 됐다. 그러서인지 나는 뭐든 편식 없이 복스럽게 잘 ..

어나더 라운드, 나의 찬란함은 죽지 않았다

나는 책이든 영화든 감상을 쓰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생각을 곱씹고, 필요하면 다시 장면을 찾아보며 하나하나 느껴야 한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원 없이 쏟아냈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그제야 비로소 감상기를 남기게 된다. 그러니 아마 영화 블로거의 역할은 못하리라. ‘어나더 라운드’는 올해 초 겨울에 본 영화다. ‘헤어질 결심’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이 영화가 나의 올해의 영화였다. 당시에는 마음이 편한 시기가 아니라 더 무겁게 이입했을 수도 있으나, 영화가 던지는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은 벌어지는 상처와 힘겨운 봉합의 과정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읽을 때 주의를 요함) 일에서도 가정에서도 점차 존재감을 잃어가는 주인공 ‘마틴’. 청바지를 입고 재즈..

멀리 가려면 함께하라

멀리 가려면 함께하라 나는 개발 (IT) 지식에 무지한 사람이지만, 우연히 지인의 추천을 받아 완독 했다. 중간중간 개발 관련 개념이 나올 때는 다소 집중을 잃긴 했으나 읽고 나니 배울 점이 참 많았던 책이다. 이 책은 애자일 컨설팅 대표인 김창준님이 쓴 만큼 ‘애자일’하게 일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 나름대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개발 방법론으로서 ‘애자일’은 아직 이해도가 낮으므로 넘어가고) 조직문화로서 ‘애자일’이란 부서 간 경계 및 분업화를 허물고, 팀으로 빠른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을 하는 업무 방식을 일컫는다. 즉, ‘함께’ 일을 하는 방법이 매우 중요하며, 이 책은 애자일의 필수인 ‘함께’ 그리고 ‘자라는’ 조직의 방법을 알려준다. 크게 3가지 파트로 나뉘어있으며, 1장 자라기, 2장..

일상을 관찰하고, 공부하고, 투자하라

마케터의 투자법은 무엇이 다를까? 이 책은 투자에 대한 개념과 원리를 알려주는 방법론이 아니라 '마케터'라는 직업에서 투자를 바라보는 관점과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작가도 이 책을 '마케터의 공부법'으로 읽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들었다고 한다. 일반적인 투자법과 책 속에 나오는 '마케터의 투자법'의 가장 다른 점을 꼽는다면 '투자의 근원'이다. 전자는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에서부터 시작하지만, 후자는 '개인적인 관심과 관찰'을 기반으로 한다. 자신이 현재 관심 있고 좋아하는 취미와 물건에서부터 시작해서 브랜드, 비즈니스 모델, 경쟁사, 시장 가치, 고객 니즈 등을 공부하며 투자하는 방식이다. 관심이 없는 종목에서는 쉽게 투자 기회를 잡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지만, "평소 다양한 기업 ..

진정한 리더십을 위한 바이블

진정한 리더십이 궁금하다면 단연코 이 책을 읽어봐야 한다 15년 동안 디즈니를 이끈 전설적인 CEO 밥 아이거. 그는 디즈니에 인수합병되기 이전 ABC에 말단 스태프로 입사해 30년 뒤 세계적인 회사 디즈니의 리더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내용을 보기 전에는 그저 한 명의 위대한 성공 신화로 보일 수 있지만, 이 책은 그가 45년 동안 20가지 직무와 14명의 리더들을 만나면서 겪은 경험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기록한 책이다. 스토리텔링의 대명사인 디즈니 리더답게 책의 스토리도 매우 흥미롭다. 디즈니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고를 다루며 그가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감성적인 리더의 면모를 보여주는 이야기, 픽사를 인수하기 위해 스티브 잡스와 만나는 장면, 마블을 인수하는 과정 등 우리가 모르는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당신은 어떻게 일하는 사람인가요?

'프리워커스'란 스스로 일하는 방식을 찾는 주체적인 사람을 뜻하는 단어이다. 모베러웍스로 유명한 모빌스 그룹이 지은 이 책은 프리워커스를 꿈꾸는 이들에게 나만의 일하는 방식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책을 읽다 보면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괜찮은가 싶을 정도로 온갖 실패담, 고민, '흑역사' 등을 상세히 적어두었다. 물론 성공적인 노동절 오프라인 프로젝트부터 이미 '모쨍이'(모베러웍스 팬클럽)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브랜드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서도, 그 이면에는 뼈아프게 실패한 순간도 담고 있다. 책을 모두 관통하는 주제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모빌스 그룹이 일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들은 언제나 '과정은 솔직하게, 실패는 의미있게, 일은 재미있게' 한다. 그들이 일하는..

'독점'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선사한다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의 저서 . 7년 전 출간된 책으로 이미 한국에서는 베스트셀러로 익히 알려져 있다. 당시에는 읽지 않았으나 최근 유튜버 심사임당의 추천 책으로 소개된 영상을 보고 흥미를 느껴 읽게 되었다. 피터 틸은 '독점'만이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는 경쟁 체제란 이윤을 창출할 수 없는 구조라 말하는데, 기업 간의 경쟁은 경쟁자를 이기는 것에만 몰두하게 만들어 사업의 방향성과 본질을 흐리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경쟁을 반복하다 보면 차별점이 없이 단순히 생존을 위해 싸우게 되는 구조가 되고, 이는 결국 모두가 이윤을 얻을 수 없게 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경쟁을 고집하는 이유는 일종의 '신념'으로 오랜 교육과 환경 속에서 '경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