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사는 삶/생각의 끄적임 2

나에게도 이상형이 생겼다.

나에게도 이상형이 생겼다. 그동안 이상형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책을 읽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혹은 따뜻했으면 좋겠다 식으로 아주 자잘하거나 반대로 너무 광범위한 취향이라 나 조차도 못 만날 것 같았다. 그러다 문득, 나와 잘 어울리는 그리고 내가 오래도록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고민해보았다. 나는 다정한 사람들에게 약하다. 그게 찰나의 관계를 위한 다정함이었을지라도, 다정함에는 강한 무기가 있다. 그들은 껍질을 드러낸 갑각류 같다. 이기적인 인간 본성을 거스르고, 남을 신경 쓰지 않아야 단단해지는 세상에서 말랑한 마음을 내어놓고 산다. 그런 이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감동과 위안을 얻는다. 나도 더 다정해도 될 것 같은 안도감. 그들은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게 만든다. MBTI 유행이 처..

외로움의 이면

분명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도 문득 공허하고 피곤함을 느낄 때가 있다. 이 사람이 무언가를 잘못한 것도, 우리 사이에 어떤 권태기가 찾아온 것도 아니지만 위로받고 싶은 어린애가 마음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걸 발견할 때가 있다. 혼자의 시간을 부정적으로 여겼을 때는 그 감정이 그저 외로워서라고 생각했다. 타인이기에 오는 어쩔 수 없는 괴리감. 남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외로움. 그러다 마음이 커지면 남은 왜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가라는 고민이 시작된다. 그 사람이 나를 더 이해하고 보듬었으면, 내 마음을 더 알아줬으면 하며 생떼를 쓰기 시작한다. 한때는 그 마음을 사랑이라는 명분에 가두기도 했고, 뻔뻔하게 사랑하는 사이에서는 타당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제와 돌이켜보면 책임을 전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