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도 문득 공허하고 피곤함을 느낄 때가 있다. 이 사람이 무언가를 잘못한 것도, 우리 사이에 어떤 권태기가 찾아온 것도 아니지만 위로받고 싶은 어린애가 마음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걸 발견할 때가 있다. 혼자의 시간을 부정적으로 여겼을 때는 그 감정이 그저 외로워서라고 생각했다. 타인이기에 오는 어쩔 수 없는 괴리감. 남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외로움. 그러다 마음이 커지면 남은 왜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가라는 고민이 시작된다. 그 사람이 나를 더 이해하고 보듬었으면, 내 마음을 더 알아줬으면 하며 생떼를 쓰기 시작한다. 한때는 그 마음을 사랑이라는 명분에 가두기도 했고, 뻔뻔하게 사랑하는 사이에서는 타당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제와 돌이켜보면 책임을 전가한..